우선 환경오염 물질 배출량과 환경오염 피해 사이의 관계부터 살펴보자. 통상 환경오염 피해는 인체 피해와 물적 피해로 나뉜다. 인체 피해는 인간에 대한 직접적 피해다. 물적 피해는 간접적 피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이는 다시 생물을 통한 피해와 무생물을 통한 피해로 나뉜다. 생물을 통한 피해란 환경오염으로 인한 가축 피해나 농작물 피해 등을 말하고, 무생물 피해란 예를 들면 대기오염으로 전선이 부식되어 전철 운행이 중단된다든지, 건물이나 문화재가 부식된다든지 또는 옷이 쉽게 더러워져서 세탁을 자주 해야 한다든지 등의 피해를 말한다.
환경오염 피해라고 하면 당장 눈에 보이는 인체 피해나 물적 피해만을 연상하기 쉽다. 그러나 그래서는 환경오염 피해를 과소평가하기에 십상이다. 예를 들어서, 연간 100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어느 과수원 지역 근처에 지독한 매연가스를 뿜어대는 공장이 들어선 후부터는 소출이 반으로 줄어들었다고 하자. 손해가 너무 커서 과수원 주인들은 일제히 과수 재배면적을 반으로 줄이고 매연가스에 덜 민감한 싸구려 채소를 심은 결과 연간 피해액이 1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하자. 이 결과만 보고 공장으로 인한 환경오염 피해가 연간 10억원어치라고 추산한다면 엄청난 과소평가가 될 것이다. 그 공장의 입지로 인해 연간 100억원어치의 과수 수익이 날아갔음을 생각해야 한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고속전철을 건설하면, 고속전철 근처의 주민들은 심한 소음에 시달리게 된다. 이때 주변 주민들이 당하는 고통은 분명히 환경오염 피해의 범주에 속한다. 그런데 이 소음을 막기 위해서 고속전철의 주위에 방음벽을 쌓았다고 하자. 대부분의 경우 방음벽을 쌓았다고 해서 소음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단지, 주변으로 퍼지는 소음을 줄여 줄 뿐이다. 어떻든 10억원을 투입해서 방음벽을 쌓은 결과 주변 지역의 주민들이 입는 소음피해를 돈으로 환산하면 4억원 정도라고 하자. 그러면 고속전철의 건설로 인한 소음의 피해가 어느 정도라고 말해야 하는가? 과정은 보지 않고 결과만 놓고 본다면 소음피해가 4억원어치 발생한다고 말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계산해서는 소음피해를 과소평가하게 된다. 고속전철을 깔지 않았더라면 방음벽을 지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고 또 주변 지역의 주민이 겪는 4억원어치의 고통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고속전철의 건설로 인한 소음피해는 최소한 14억원에 상당하다고 보아야 한다.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환경오염업체가 마을 부근에 들어서면, 마을 주민들의 일부가 아예 이사가 버리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한다. 극단적인 경우로, 마을 주민들이 모두 이사가 버렸다고 하자. 결과만 놓고 보면, 환경오염 피해는 사실상 없어졌다. 그렇다고 환경오염 피해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떻든 일단 환경오염 물질이 배출되어 환경이 오염되고 이 결과 오염피해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여러 가지 양태로 이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노력한다. 위의 여러 가지 예에서 보듯이 생산 규모를 줄이거나 작물 재배 기술을 바꾸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아예 이사를 가버리는 방법도 있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시설을 설치할 수도 있다. 이런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가장 값싸고 손쉬운 방법이 채택될 것이다. 이렇게 오염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에 드는 비용을 피해회피 비용이라고 부른다면, 이 피해회피 비용도 환경오염피해비용의 범주에 포함해야 할 것이다.
이 피해회피 비용도 다시 공공부문의 노력에 드는 비용과 민간인들의 노력에 드는 비용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고속도로 주변의 방음벽 건설은 대부분 공공부문에 의해서 이루어짐이 보통이다. 대체로 보면, 일단 환경에 배출된 환경오염물질의 확산범위를 최소한도로 줄이기 위한 대책이나 하천 또는 연안 바다의 청소와 같이 이미 더럽혀진 환경을 청소하는 작업은 주로 공공부문에 의해서 수행되는 환경오염 피해 회피 노력이다. 민간인들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활동의 규모나 양태 또는 위치를 바꾸는 방법을 주로 많이 쓰게 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정부가 민간인들의 그러한 노력을 지원할 수도 있다. 1980년대 초반 울산·온산 공업단지의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지자 우리나라 정부는 사전에 작성된 계획에 따라 공해우심 지역의 주민들을 대규모로 집단이주시킨 사례가 있다. 어떻든 환경오염 피해를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환경오염 피해=공공부문에 의한 환경오염 피해회피 비용+민간부문에 의한 환경오염 피해회피 비용+실제 환경오염 피해
여기서 실제 환경오염 피해란 피해회피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남은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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